Byun, Shi-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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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ayer

  • 채바다

  • 문충성

  • 박영숙

Hear my prayer

Open your ears to my cry

Don't be silent to my tears

제주에서는
바람을 밟고 다닌다
제주에서는
바다를 업고 다니고
돌멩이를 아기처럼 안고 다닌다
제주에서는
파란 하늘을 손수건에 적시고 다니고
물소리 바람 소리를 술잔 가득히 따라 마신다
집에 돌아오면 식구들 모두
밭일 가서 안돌아 오고
이 방 저 방
열어봐도
빈집
4.3 터지던 무자년 봄날
푸르고 거대한 파도 밀려와서
섬바위를 붙잡고
흔들며 우는 모습은

사랑떠난
무정한 남편의 바지 자락 붙잡고
한없이 울고 있는
조강지처 여인의 모습

바다는
사랑으로
흘린 여인의 눈물이
실타래처럼 엉킨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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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과 표현

자연과학적 견지에서의 형태적 미완성은

자연과학적 견지에서의 형태적 미완성은 동양화에서는 결코 미완성이 아니다.

대상의 정확한 묘사로부터 차차 불필요한 것을 지워 나가는 작업이야말로 대상에 관념상으로 접근해 가는 방법이라고 보는 것이다. 잡다한 디테일로부터 초탈하여 대상의 정수(精髓)만을 과감히 표출, 주제적인 것 만을 집중하는 선의 필세(筆勢)에 기운생동(氣韻生動)의 묘가 있다는 것이 당대(唐代)의 화론(畵論)이었다.

일지(一枝)의 죽(竹)에 전 우주의 신운(神韻)을 표상한 것이야말로 완성의 극치로 일컬어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동양과 서양의 예술이념은 아주 대조적이다. 서양의 고전적 예술이념이 '재현'에 있었다면 동양의 그것은 '표현'에 있었다. 이러한 동서 문화권의 이념의 차이는 오랜 동안의 시간을 지나면서 미술사에 각각 독자적 전통을 형성했다.

'재현'은 현상적 사물의 자연스런 묘사에 따르지만 본래는 이데아를 반영하려는 노력이었고 필연적으로 신적인 초월자를 지향하는 의미가 있었다. '표현'의 경우는 자연과 우주라는 대상에 표현 주체인 화가 자신의 삶의 이념이나 가치 또는 정서를 주관화하여 주체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표현'이든 '재현'이든 이는 모두 묘사가 개인의 필연적인 실존의 신비에 관한 것이 아닐 수 없으며, 예술은 그래서 그 제작 이념에 있어 존재의 신비를 직접 상관자로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닐까.